삼성 전자가 향후 20년간, 300조를 투입하여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삼성 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해 인공지능, 로봇, 자율 주행 등 4차 산업 혁명에 대응하고,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잡겠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삼성이 국내 투자 결정을 하게 된 데에는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등 국제 정세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선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이 무엇인지 알아야겠지요.
1.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이란?
미국에서는 CHIPS and Science Act (CSA)라고 부르며 우리 말로는 반도체 지원법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년 8월 미국에서 발표한 법안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해 527억 달러의 재정 지원과 투자세액공제 25% 등을 규정한 법안입니다.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 등을 하는 기업에 지원을 하겠다는 취지로 삼성 전자, 하이닉스 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였습니다. 삼성전자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습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지원법의 세부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반도체 제조 시설에 대한 인센티브에 대한 사항입니다. 그 내용은 마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짓는 기업에게 보조금,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 등의 혜택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심사 기준 삼성 전자에는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기업 기밀을 미국에 제출해야 하며, 초과 이익이 발생할 경우 보조금의 75%까지 미국에 공유, 중국에서 재투자 어려움 등의 내용이 심사 기준으로 발표되었기 때문입니다.
2. 삼성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자하는 이유
2-1. 미국 정부의 투자 압박과 대항마
대만의 TSMC는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압박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TSMC가 파운드리 점유율이 높으며, 미국, 중국, 대만의 이해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 오고 있고 실제로 미국 현지 생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TSMC 만큼은 아니겠지만, 삼성전자 또한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를 투자해 파운드리공장을 짓는 중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공장은 높은 인건비 등이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사 기준으로 내세웁니다. 삼성 전자에서 '용인 투자'를 발표한 것은 미국에 끌려 다니지 않고 '국내 생산'이라는 대안 카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블룸버그는 “기술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가장 공격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2-2. 중국 비중 낮추기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를 하는 등 패권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중국 비중을 낮출 필요를 느꼈을 것입니다.
2-3. 파운드리* 점유율과 반도체 생태계
삼성은 메모리, 비메모리 반도체를 모두 생산해내고 있지만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 TSMC에 열세입니다.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8.5%, 삼성은 15.8%입니다. 삼성에서도 파운드리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큰 숙제일 것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간의 경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반도체 생산뿐만 아니라 전후 산업 연계, 협업이 중요한 사업입니다.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만의 신주과학공업단지에는 TSMC, UMC 등 파운드리 제조 시설과 반도체 설계 기업, IT 기업 수백 개가 집결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삼성과 우리 정부의 목표일 것입니다. 용인 클러스터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비롯해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 등 150곳을 유치한다는 방침입니다.
*파운드리란?
파운드리 (foundry) 반도체란, 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서 공급해 주는 사업을 말합니다.
**팹리스 기업이란?
반도체 설계 기업입니다. fabrication + less의 합성어인데, 패브리케이션은 제조 설비를 뜻하므로 제조를 하지 않고 설계만 하는 기업을 뜻합니다.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으로는 퀄컴과 브로드컴 등이 있습니다.
3. 추후 전망
4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방미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으로부터 어떤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해야겠습니다.
'경제,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경제] 에코프로 불공정 거래 수사, 주가 향방 전망 (미국 IRA 법안 요약 정리) (0) | 2023.03.20 |
---|---|
[주식, 경제] SVB 사태와 가상화폐, 코인과의 연관성 (0) | 2023.03.19 |
[주식,경제] SVB 발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구제 사태 간단 정리. 미 증시 영향. (0) | 2023.03.17 |
[주식, 경제] 한국의 저출산이 가져올 재앙, 정부이 적극적인 계입 예고와 기대감 (0) | 2023.03.16 |
검색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Bing Chat. 빙챗과 ChatGPT 간략 비교 및 사용 후기. (0) | 2023.03.16 |
댓글